애착과 언어발달을 돕는 놀이치료

어린 유아를 데리고 상담실을 찾는 대표적인 경우는 말이 늦다는 점이다. 말이 늦게 되는 원인과 형태는 다양하다. 자폐장애 또는 반응성 애착장애로 진단받은 유아들은 다른 사람을 잘 안쳐다보고, 혼자놀이가 많으며, 사회적 상호작용의 경험이 부족하다. 부모와 정서적 유대감도 형성되기 힘들다. 환경적으로 언어자극이 불충분하거나 과잉보호를 받은 아이, 심리적으로 불안이 높거나 거부적인 아이, 전반적인 인지기능이 늦은 아이 또한 언어발달 지체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부모와의 안정된 애착관계는 모든 발달의 기초가 된다. 갓 태어난 아기는 엄마와의 눈맞춤으로부터 신뢰감을 형성하기 시작하고 엄마의 입모양을 어슴프레 지켜보면서 옹알이를 시작한다. 아기가 기질적으로 까다롭고 감각에 대해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발달 자체가 힘겨운 과정이 된다.

영수는 출생 초기부터 수면, 섭식, 배변 모두 불규칙적이었고, 18개월 이후에도 말이 나오지 않고 짜증이 심해서 다루기가 힘들었다. 30개월에 전문의 진단을 받은 결과, 감각적으로 예민하고, 감정조절이 안되며,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애착장애가 있다고 나왔다. 영수가 돌 지날 무렵부터 영수엄마는 부부갈등으로 아이를 거의 돌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영수가 고집이 세고 말을 안들어서 버릇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그런 양육방식에서 영수는 정서적 안정감을 갖지 못하고 거부적인 태도만 커졌던 것이다.

영수는 놀이치료를 받고 있다. 어머니는 부모상담을 통하여 안정을 찾고, 아이의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놀이치료자는 자연스러운 놀이상황에서 영수가 좋아하는 자동차놀이, 소꿉놀이를 함께 하면서 자동차 소리도 따라하고 맛있게 먹는 흉내도 낸다. 영수는 치료자를 쳐다보면서 웃기도 하고 의기양양 큰 소리를 내기도 한다. 어머니는 집에서 어떻게 놀아줄지 배운다. 또한 영수가 집에서 고집스레 행동할 때, 집 밖에서 다루기 힘들 때 어떻게 대처할지 연습하고 좋은 방법을 찾는다.

치료가 6개월 진행된 현재, 영수는 엄마를 따르고, 신뢰감이 생김에 따라 전반적인 기분도 나아지고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언어모방과 표현이 증가하고 있다.